사진 미학 노트 2기 : 사진링크, 장면과 단면, 연결상태

강   사 :
박지수
일   정 :
2019/10/15 ~ 2019/12/03
시   간 :
화 19:30~21:30 (8회/총16시간)
환   급 :
해당 사항 없음
정   원 :
20명
수강료 :
200,000
*한겨레교육 평생회원을 위한 수강료 10% 할인 이벤트!
(할인이 적용되지 않을 시, 고객센터로 연락바랍니다)



연습 1. 바라보기 (LOOKING)
 
전시장에 간다. 눈길을 끄는 사진 앞에 선다. 그것을 5분 동안 바라본다. 사진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 필립 퍼키스 <사진 강의 노트>에서



(첫 강의에서 이야기 나눠요)


뉴스 사진에서 패션 사진까지,
현미경 사진에서 예술 사진까지,
인증샷에서 검색샷까지

사진의 영역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넓고 깊습니다.
세계와 일상의 모든 곳에 편재된 사진은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각 역과 맞닿은 다양한 지식을 전파합니다.
그렇기에 사진을 마주할 때, 우리가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 표면을 보는 재미'와 사진 이면에서 읽는 의미'.
그렇다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 또한 크게 두 가지로 귀결됩니다.

사진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를 통해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요?
너무 아득한 질문들이라, 각 시간마다 구체적인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하려고 합니다.
사진 한 장을 함께 보고, 그 속에서 키워드를 꺼내 그 의미를 읽어봅니다.
그리고 다시, 추출된 키워드와 연결된 또 다른 사진들을 함께 검색해봅니다.

여덟 차례 동안 사진을 함께 보고, 읽고, 검색하고 난 뒤에 우리는 무엇을 알게 될까요?
사진을 잘 찍는 법이나 좋은 사진의 문법?
쎄요, 아 쉽게도 그런 정답을 얻어가는 건 이 수업의 몫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입이 없는 사진은 설명하지 않고 그저 세상을 보여줄 뿐이니,
사진 앞에서 우리는 대답을 얻기보다는
스무고개 수수께끼처럼 질문만 되풀이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세상 모든 곳에 사진이 편재되어 있다면,
한 장의 사진을 꺼내 본다는 것은,
그 장면이 맞닿은 세상의 단면을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사진을 본다는 건, 사진을 수집한다는 건
장면과 단면의 링크를 따라가 세상과 나의 연결 상태를 점검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링크는 언제나 깨지고 부서지고 소실되며, 연결 상태는 수시로 불안정할 것입니다.



* 수강 추천
- 카메라는 괜찮은데 내가 뭘 찍고 있는지, 찍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문제다.
-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좋은 장비가 아니어도 좋은 사진이 나온다고 믿는다.
- 찍는 것보다 보는 게 좋다. 사진을 보면, 그림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진다.
- 왜 요즘 사람들은 SNS를 비롯해 온갖 사진을 찍고 올리고 과시할까?
- 오래 남는 사진은 뭘까. 이십년 후에 꺼내 볼 사진을 남길 수 있을까.
- 사진을 보며, 조금 쉬고 싶다.


 

강사소개



박지수
〈vostok〉매거진 편집장


월간사진, 〈von〉, 포토닷을 거쳐 현재 〈vostok〉까지
줄곧 사진잡지에서 마감에 시달리며, 주로 사진과 글을 고르고 다듬는 일을 해오고 있다.

사진전 <이민지 개인전: 사이트-래그>(합정지구, 2018),
<리플렉타 오브 리플렉타>(합정지구, 2016)을 기획했으며,
<더 스크랩>(2016)의 기획팀에 참여했다.
경향신문에 사진관련 칼럼을 연재했다.

 

커리큘럼

1. 사진으로 본다는 것 : 시각과 사각
흔히 인간에게는 이야기 본능이 있다고 말합니다. 누구에게나 이야기를 말하거나 들으려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죠. 때로 ‘천일야화'처럼 이야기로 자신의 목숨을 구하는 경우도 있죠. 그만큼 이야기의 힘은 셉니다. 이처럼 강한 것이 또 있다면, 무언가를 보려는 욕망일 것입니다. 그리고 보려는 욕망, 보여주려는 욕망 두 에너지는 사진 한 장에 한 몸처럼 뒤엉켜 있습니다. 어쩌면 시대에 따라 카메라가 발전하고 세상이 변화하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매체 환경이 달라져도 사진 이미지 속에 변함 없이 담기는 것은 보려는 욕망일지도 모릅니다. 사진을 보며 맞닥뜨리게 되는 욕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 욕망 때문에 볼 수 있는 것과 또 놓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2. 화면 속 세계 : 삼차원과 이차원 사이
사진이 대상으로 삼는 현실 세계는, 누구나 알다시피 삼차원의 입체 공간입니다. 하지만 사진 이미지는 역사적으로, 유리건판에서 필름, 종이까지 평면에 구현되죠. 평면에서 이미지가 구현되는 것은 회화도 마찬가지지만, 입체에서 평면으로의 전환 방식은 사진과 그림이 서로 다릅니다. 화면 안의 구도를 통해 세상을 재구성하고 재배치하는 그림에서는 다면적 관찰과 다시점의 종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카메라 전면에 놓인 세상을 프레이밍으로 자르고 옮겨오는 사진은 하나의 시점과 단면으로 풍경을 압축시키죠. 세상이 카메라를 통해 입체에서 평면으로 전환되는 과정, 그 안에서 사진이 새롭게 보여주는 것들을 탐색해봅니다.

3. 정지된 순간 : 의식과 무의식
멈추지 않는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대부분의 사물을 움직이는 상태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얌전히 앉아 있어도, 가만히 바라봐도 결코 시간은 정지하지 않고, 인간의 신체 기관과 눈동자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현실을 찍어도 일상이 담겨도, 어딘지 모르게 사진이 비현실/비일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면,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정지된 순간을 목격한 탓일 것입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진은 그동안 잠재되었던 시각적 무의식을 열어 놓습니다. 사진이 아니었다면, 정지된 순간이 아니었다면 보지 못했을 세상의 장면과 그 의미를 추적해보려고 합니다.

4. 고정된 현실 : 선택과 배제
흔히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 찍었기에 사실의 기록이고, 이를 통해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사진에 대한 오래되고 낡은 믿음이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진이 진실을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수많은 조작 사진들이 이를 입증하죠. 사진 속에 고정된 현실이 사실과 진실에 결부되는 것 같은 착각을 주지만, 궁극적으로 그 장면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그 순간의 전후 맥락이 필요합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거짓말도 진실도 1/125초의 순간적인 장면으로 판명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사진을 둘러싼 낡은 믿음은 왜 여전히 작동할까요?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과연 무엇을 선택하고 또 무엇을 배제하는 걸까요?

5. 로케이션과 디스로케이션 : 장소, 움직임, 서사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은 사진가의 일 중 하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세상을 바라봐야 하겠죠. 그 전에 먼저 몸을 움직여야 하고요. 그렇다면 사진가는 자신의 몸을 움직여 세상을 바라보고, 이 과정에서 얻은 이미지로 세상에 관한 자신의 해석을 내놓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하나의 의견을 모든 사진가에게 적용시킬 수는 없죠. 개념 미술을 거쳐 디지털에 이르기까지 굳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직접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도 충분히 사진 이미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대가 바뀌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어도 전형적인 사진가의 변함없는 공통점은 사건/사람/풍경이 있는 곳에 가서 장면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진가가 어떤 장소에서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 장면과 이야기가 직조되는 과정은 크게 변함이 없는 것이죠. 사진가가 세상을 해석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방식에 관해서, 동시에 사진가가 움직여 얻어낸 장면(사진)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6. 카메라 앞에서의 타자 : 포트레이트
초상 사진을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히 사진 밖의 얼굴이 사진 안의 얼굴을 쳐다보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에 관해 어두운 거리에서 맞닥뜨린 두 사람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어떤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두워서 안심하며 노골적이고 치사한 눈빛으로 다가오는 상대의 얼굴을 보다가, 상대 또한 나와 같은 눈빛이라는 걸 알아챌 때 급히 내 얼굴의 매무새를 챙기는 황망함에서 초상 사진의 효용을 가늠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노골적이고 뻔뻔한 시선을 거두고 내가 본 타인의 얼굴과 타인이 본 내 얼굴이 얼마나 다르고, 또 얼마나 닮았는지 차분하게 견주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초상 사진을 바라본다는 건, 타인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사진을 사이에 두고 ‘너’와 ‘나’의 생김새를 견주어 보며 서로의 시공간을 탐색하는 일입니다. 그 과정과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7. 카메라 앞뒤에서의 자아 : 셀프 포트레이트에서 셀피까지
모든 예술 작업에서 ‘자아 정체성’은 영원한 탐구의 대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지를 만들 때 반드시 어떤 대상이 필요한 사진의 경우, ‘나'는 가장 가깝고도 제일 알고 싶은 피사체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바라보고 또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은 무언가를 보여주기에 최적화된 도구인 사진 매체와 잘 접합됩니다. 그래서 유난히 사진 장르에서 셀프 포트레이트는 사진가라면 통과의례처럼 한 번쯤 시도하기 마련입니다. 다양한 작업자들의 다채로운 셀프 포트레이트를 펼쳐서 모아보면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자아상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편 디지털 이후, 외부를 바라보는 동시에 자신을 바라보는 듀얼카메라와 페이스타임, 실시간으로 자아를 중계-전시하는 SNS 플랫폼 등의 변화는 이미지 속의 자아상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 함께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8. 데이터복제시대의 사진 : 디지털 이전과 이후
디지털 시대 초창기에는 사진 관련 디지털 기술은 대부분 아날로그 프로세스의 결과와 정서에 흡사해지는 것을 추구했습니다. 필름 카메라 외관과 다이얼을 차용한다든지, 필름 입자와 색감의 느낌을 구현한다든지, 기계식 카메라의 셔터음을 삽입한다든지 말이죠. 디지털 카메라 보급 10년을 전후로 기술은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빛이 전혀 없어도 촬영 가능한 초고감도, 동영상에서 정지상을 추출하는 캡처 프로그램, 자동으로 편집 및 보정되는 필터와 앱들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의 사진에 대한 정의와 개념들(빛의 예술, 순간 포착의 미학, 사실의 흔적)을 흔들거나 지워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이후, 모든 사진은 데이터로 환원가능한 정보값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장면이 아니라 삭제/전송/변환/공유 가능한 데이터로 인식되는 사진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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